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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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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들과 옷의 기억 얼마 전 오리미에서는 지난 사진들을 모아 간단히 책자를 만들었어요. 간단한 책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가로세로 30cm나 되는 커다란 책이랍니다. 블로그를 보시지 않는 분들, 그리고 가게에 오시는 분들께도 그동안의 기록을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노력과 결과들을 기록으로 남기고픈 저희를 위해서이기도 해요. 사진을 찍어 모니터로 바라보았을 때, 그리고 블로그로 올렸을 때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어 가슴이 두근거렸답니다. 게다가 모든 옷을 맞춤옷으로 만들어 떠나 보내는 저희들에겐 공들여 하나하나 만들었던 지난 옷들을 추억할 수 있어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구요. 지난 가을, 산책하는 방이동 주민분들이 발걸음을 한동안 붙잡아 두었던 디스플레이 옷들, 지난 겨울 동안 만들었던 다양한 털배자들..
아기 배냇저고리와 손싸개, 버선 / 신생아 배냇저고리 요것좀 보세요. 무엇일까요? 신생아용 손싸개랍니다. 너무 깜찍하죠? 요렇게 두 짝이 셋트로 되어 있는 손싸개에요. 아기가 모르고 손톱으로 얼굴을 긁기 때문에 신생아때에는 손싸개를 해 주는 게 좋죠. 특히 얼굴에 무언가가 났을 때엔 꼭 끼워 주는 게 좋고요, 모르고 자신의 눈을 찌르기도 하기 때문에 잠잘 때에는 손싸개를 끼워 주는 것이 좋답니다. 손싸개와 함께 셋트인 아기버선은 실제로 보시면 이 앙증맞은 크기에 어머, 하는 감탄사가 나오실 거에요. 오리미에 있는 버선들 중 가장 작은 사이즈의 버선이랍니다. 자, 앞의 손싸개와 버선과 함께 짝을 이루는 색동 배냇저고리에요. 배냇옷이라고도 하고 깃저고리라고도 하는 요 '배냇저고리' 는 아이가 태어난 뒤에 처음으로 입히는 옷이죠. 요즈음은 많은 예비 엄마들이 곧..
밝은 주홍 저고리와 고동빛 치마, 환타색이라 부른답니다. 요즘 저희끼리는 '환타색 저고리' 라 불리워 지며 만들어 지고 있는 저고리랍니다. 늘 사진기술이 부족하여 본래의 색을 100% 표현하지 못하는 걸 아쉬워 하고 있다만. 이 저고리는 그야말로 '환타 색깔' 을 떠올려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만큼 밝고 화사한 색상이에요. 친정 어머님의 옷인 요 한복은 보통 결혼식 때 맞추시는 한복들과 색상이 좀 특이하죠? 대부분 경우에 양가 한복은 븕은계통, 청색계통 으로 맞추던 풍습이 있는데- 요즈음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잖아요. 남과 다른 한복을 입고 싶으신 분들이나, 자신의 얼굴과 몸 색에 잘 어울리는 한복을 맞추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이왕 맞춤으로 나만의 한복을 짓는 거, 좋아하는 색상과 모양으로 만들면 더 애정이 가기도 하니깐요. ^__^ 요 환타색 저고..
물빛 한복과 뒤꽃이 비녀, 그리고 노리개 저고리와 치마가 같은 물빛인 이 멋진 한복엔 어떤 장신구가 어울릴까요. 은은한 빛을 옥 꽃과 금부 꽃들이 장식된 이 머리 뒤꽃이를 더하니 물빛 한복의 색이 더욱 청량하고 깊이 있어 보이지 않나요? 더불어 군데군데 금부장식으로 곁들여진 작은 꽃과 저고리의 금박까지 잘 어우러지니 금상첨화네요. 색이 더 옅고 푸른 치마 안감에 대어 보아도 참 잘 어울립니다. 함께 있어 화려하고 강렬하기보다는 은은하게 매력을 발해 주는 존재인 것 같네요. 이 비취 노리개는 어떨까요. 십장생이 조각된 깊고 푸른 초록색에 차분한 회색과 연두빛 술을 달았습니다. 노리개의 느낌만으로도 한복의 느낌과 입으신 분의 이미지를 달라 보이게 할 수도 있겠죠. 노리개에 달린 보석만큼이나 오리미에서 제일 신경을 쓰는 건 바로 이 술이랍니다. 짙은..
은박의 파란 저고리와 회색 치마 전 늘 색채가 가득한 방에서 살고 있죠. 흰색도 노랑도 다 한가지 색이 아니라 얼마나 여러가지 인지 같은 계열의 색이라도 살짝 채도가 다르면 각기 다른 이야기와 감정을 얘기 하지요. 한 몇년간은 원색이 화사하니 이뻐 보였는데 이제 원색을 보면 부담스러워서 이를 어쩌나 난감한 표정을 짓게되요. 제게 파랑은 깊은 바닷물 속 파랑 아님 해질녁의 검은 빛이 도는 파란 색이 매력이 있어요. 거기에 매마른 은박을 더하면 그 파란이 더 차갑게 느껴지죠. 한복은 다양한 색을 사용할 수 있는 특원을 한복 디자이너에게 주죠. 물론 그 색체의 향연에서 맘껏 헤염을 칠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막상 그 자유를 지나치게 누렸다는 것을 한참 후에나 깨닫죠. 늘 이전에 한 한복을 보면 '그 땐 그랬어. 이 색이 그땐 이뻤는데'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