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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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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들과 옷의 기억 얼마 전 오리미에서는 지난 사진들을 모아 간단히 책자를 만들었어요. 간단한 책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가로세로 30cm나 되는 커다란 책이랍니다. 블로그를 보시지 않는 분들, 그리고 가게에 오시는 분들께도 그동안의 기록을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이기도,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노력과 결과들을 기록으로 남기고픈 저희를 위해서이기도 해요. 사진을 찍어 모니터로 바라보았을 때, 그리고 블로그로 올렸을 때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어 가슴이 두근거렸답니다. 게다가 모든 옷을 맞춤옷으로 만들어 떠나 보내는 저희들에겐 공들여 하나하나 만들었던 지난 옷들을 추억할 수 있어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구요. 지난 가을, 산책하는 방이동 주민분들이 발걸음을 한동안 붙잡아 두었던 디스플레이 옷들, 지난 겨울 동안 만들었던 다양한 털배자들..
오리미 신부 당의 곧 결혼식을 앞둔 신부님의 따끈한 새 당의입니다. 옛날부터 혼례에는 녹색 당의를 입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신부의 느낌을 가장 많이 주기도 하여 녹당의를 많이들 맞추게 된답니다. 녹당의 외에는 주로 남색 당의를 많이 맞추시기도 하고요. 저고리와 마찬가지로 당의도 비슷비슷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신부의 체형과 키, 팔길이며 어깨 모양 등에 따라 미묘하게 디자인이 달라진답니다. 그 미묘한 차이가 얼마나 큰 변화와 아름다움을 가져오는지는- 직접 맞추고, 입어보신 분들만 아시려나요? ^^ 배 부분에 들어가는 보의 문양과 크기까지도 신부님의 얼굴색과 얼굴 분위기, 체형에 따라 다르게 들어간답니다. 금박의 크기(꽃 문양의 크기)와 그 간격 또한 마찬가지이구요. 손목의 소매깃 또한 선택사항이죠. 당의엔 화려함이 잔뜩 깃..
카키빛 문자 금박 저고리 오늘 소개하는 저고리는 굉장히 전통적인 저고리에요. 18세기 삼회장 저고리 형식이고, 모양부터 문양까지 굉장히 전통적이고 단정한 저고리이죠. 금박은, 옷감 표면에 금가루나 금종이를 이용해 문양을 찍는 장식 기법이에요. 문양을 새긴 목판에 접착제를 발라 옷감 위에 찍은 후, 금을 두드려 얇게 만든 종이를 그 위에 붙이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이죠. 보시다시피 이 황금색이 갖는 화려함 때문에 주로 상류층에서만 사용하는 기법이었는데, 조선 말에 가서는 일반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해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로 결이 은은하게 펼쳐지는 원단 위에 단정한 글자로 찍힌 금박이 은근한 화려함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죠. 같은 색의 고동빛 치마와 매치하면 굉장히 차분하고 단아한 느낌을 줍니다. 짙은 초록이나 자주빛 치마와 매..
오리미, 올 가을 깔끔한 디자인의 신랑한복 최근에 만든 그야말로 '신상' 신랑한복이랍니다. 많은 장식 없이도 깔끔하고 늠름하신 신랑님 스타일에 맞추어 굉장히 깔끔하게 진행된 한복이에요. 남자한복은 사이즈가 큰 덕에 사진 촬영이 만만치 않아 오랜만에 올리게 되네요. 쨍한 노랑이 아닌, 은은하게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노오란 저고리 위에 남색 배자를 덧입습니다. 은은하게 청빛이 돌도록 안감은 새파란 청색으로 대어 주었지요. 바지입니다. 활동성이 편하도록 바지 아랫단은 물론이고 허리춤까지 세세하게 신경쓴 바지에요. 연보랏빛에 자색이 섞인 듯, 독특한 색상이죠? 자, 착용하시면 이런 배색으로 연출이 된답니다. 노란 저고리 덕에 새신랑의 분위기도 나면서 차분한 단색조의 배자와 바지가 무게감을 잡아 주는 덕에 깔끔하고 멋스러운 한복 한 벌이 완성되었죠. 이런..
금박자수 빨간고름 남색 저고리 올가을을 맞이해 새로 만든 저고리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깃의 금박이 독특하죠? 금박을 놓은 후 위에 금실로 자수를 놓은 것이랍니다. 자색과 강렬한 금박자수가 어우러져, 입는 사람의 얼굴이 환해보이도록 시선을 고정시켜줄 그런 저고리가 아닐까 싶답니다. 남색 바탕에 빠알간 고름은 경쾌한 느낌을 주지요. 목깃에 금박자수는 자칫하면 과할 수도 있는데, 무늬를 크게 놓고, 또 무늬만큼 일정부분 여백을 주었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은 장식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이 새빨간 고름마저도 그리 과하지 않지요. 소매에도 이렇게 금박자수가 놓여져 있지요. 아, 입으면 손이 참 고와 보일 것 같지 않나요? 화려한 매니큐어나 반지를 끼지 않더라도 손이 반짝거릴 것만 같은 상상을 해 봅니다. 자, 이제 이런 느낌을 얼마나 많은 분..
특이한 새신부 한복 - 하얀 비단 저고리에 진분홍 치마 간만에 나온 햇살에 빛 받은 저고리입니다. 곧 새신부 될 주인을 찾아갈 채비를 마친 모습으로 반짝반짝 빛을 받고있지요. 하아얀 비단저고리에 새파란 고름과 깃, 소매. 그리고 모란덩쿨 은박을 찍은 고운 신부 저고리입니다. 이 한복은 새색시 한복인데도 녹의홍상의 색을 따르지 않고 본인의 기호와 맵시에 따라 선택해 만들어진 한복이랍니다. 얼마 전 한번 언급했듯이, 결혼전 신부 한복을 맞추실 때에, 전통에 맞추어 한복 색상을 선택하곤 하죠. 그렇다고 해서 모두에게 같은 녹의홍상의 색으로 단순하게 한복을 맞추는 것은 아닌 거, 아시죠? 녹의홍상이라던가...전통의 정해진 색 계열들 안에서 손님의 얼굴색과 체형, 분위기 등을 고려하여 미묘한 색상과 장식의 변화를 통해 제일 잘 어울리는 한복을 맞추어 가죠. 그리고 또..
밝은 주홍 저고리와 고동빛 치마, 환타색이라 부른답니다. 요즘 저희끼리는 '환타색 저고리' 라 불리워 지며 만들어 지고 있는 저고리랍니다. 늘 사진기술이 부족하여 본래의 색을 100% 표현하지 못하는 걸 아쉬워 하고 있다만. 이 저고리는 그야말로 '환타 색깔' 을 떠올려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만큼 밝고 화사한 색상이에요. 친정 어머님의 옷인 요 한복은 보통 결혼식 때 맞추시는 한복들과 색상이 좀 특이하죠? 대부분 경우에 양가 한복은 븕은계통, 청색계통 으로 맞추던 풍습이 있는데- 요즈음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잖아요. 남과 다른 한복을 입고 싶으신 분들이나, 자신의 얼굴과 몸 색에 잘 어울리는 한복을 맞추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답니다. 이왕 맞춤으로 나만의 한복을 짓는 거, 좋아하는 색상과 모양으로 만들면 더 애정이 가기도 하니깐요. ^__^ 요 환타색 저고..
단색 삼회장 저고리와 분홍 치마 오묘한 배색이죠? 갈색 바탕에 남색으로 배색을 준 삼회장 저고리에 분홍빛 치마... 단색이라 단순해 보이지만서도 평소에 입는다고 생각해 보면 꽤나 특이한 배색의 한복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멋쟁이 손님분들이 많으시기에 오리미 디자이너들도 계속 이런 매력적인 한복을 만들어 낼 수 있겠죠- 저고리를 슬쩍 뒤집어 보면, 갈색과 남색 부분 모두 안감이 다른 색으로 만들어져 있죠. 그냥 보기에 단색이라고 그게 또 막상 단순한 단색이 아닌 게 이런 까닭입니다. 손으로 한땀~한땀 만들어진 저 바느질 부분, 보이시나요? 장인~장인 하는 게 티비 속 이야기만은 아니죠. 오리미에선 모든 옷이 사실 다 장인의 손길로...^__^ 다른 한복에 비해 단조롭다 느끼실 수도 있는 단색 삼회장 저고리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