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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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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 디스플레이 한복, 심플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한복 두 벌 한 주의 시작과 함께 어제부터 장마철 마냥 비가 부슬부슬 내리네요. 아무래도 이 비와 함께 봄이 끝나려나 봅니다. 그간 올 봄 쇼윈도우에 조용히 서 있던 한복 두 벌을 봄이 얼른 가기 전에 소개해야지 싶네요. 올봄의 이 한복 두 벌은 청홍의 저고리로, 간결한 디자인이지만 대비되는 색깔의 동정을 이용해 심심함이나 단조로움을 느낄 수 없이 깔끔하고 멋들어지게 마무리한 옷들이랄까요. 장미 무늬가 있는 붉은 저고리에 남색 동정을 둔 저고리와 진한 분홍색의 치마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화려하고 진한 여성미를 느끼게 하죠. 고혹적인 저고리에 남색 고름이 약간의 절제미를 더해 주어 그 여성미가 과하지 않도록 발란스를 딱 맞춘 디자이너의 센스가 돋보이는! 청색의 저고리는 안감으로 옥색 원단을 두어 은은하게 밝은 옥색이 ..
보라색 저고리와 금빛 겨자색 치마 '보라색은 누구에게나 허용된 색이 아니었다.' 'dare to be the purple? 당신은 보라색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라는 수년 전 모 카드회사의 광고, 기억 나세요? 당시 흔치 않았던 아름다운 비주얼과 강렬한 광고였던 탓에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광고입니다. 예로부터 고귀한 색으로 왕실에서 사용되던 보라색은 시간이 흐르며 신비함과 우아함의 상징으로 변화하지 않았나 싶어요. 안감을 파란빛으로 두고, 분홍빛이 더 많이 들어간 겉감을 사용하여 안감과 겉감의 조화를 이용해 매력적인 보라빛을 만들어 낸 저고리입니다. 분홍빛이 꽤 들어간 탓에 자칫하면 '야해' 보일 수도 있는 색이지만 목깃과 고름, 넓은소맷단을 남색으로 배색하여 색의 비례를 맞췄습니다. 아주 여성스러운 색과 좀 더 중성적인 색이 만났달까..
오리미한복을 입은 신랑신부, 흔치 않은 오리미 착장 사진 아직 6월이 되지 않았으니 아직 '봄'이지요. 올봄에 식을 올린 이 선남선녀 두 분이 옷을 찾기 위해 다시 오리미한복을 찾았을 때 웨딩촬영 사진을 보여 주셨답니다. 곱게 한복을 입고 촬영한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 부탁드려 이렇게 사진을 받게 되었습니다. 착용사진이 흔치 않은 이곳에 오랜만에 인물사진을 올리려니 제가 다 설레입니다. 개인적인 사진이다 보니 다른 곳에 퍼 가는 것은 자제해 주시기 부탁드릴께요. 딱 신부한복인 녹의홍상을 입고 그 위에 민트색 누비 털배자를 입은 신부님과, 금박이 들어간 배자의 깃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신랑님. 사진에서 빛이 납니다. 하하. 요 사진은 저희가 특별히 고른 사진인데요, "이런 되바라진 포즈의 사진 너무 좋아!" 라고 외치며 골라잡은 사진입니다. 촬영용 긴 배자를 ..
같은 저고리, 다른 치마 바로 일전에 올렸던 시어머님의 청록색 저고리입니다. 청록색 저고리에 맑은 하늘빛 치마를 매치했었죠. 종종 오리미 블로그에서 언급하는 이야기지만, 치마 색깔만 바꾸어 주어도 확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는 말 기억하실까요? 청록 저고리를 만들고 나니 얼마 전 만들어 둔 샛노란 치마가 생각났답니다. 보색과 대비하는 것만큼이나 강렬한 색깔 대비를 이룰 것 같은 개나리빛 샛노랑이에요. 훨씬 연한 노랑 안감을 두어, 착용하면 좀 더 밝아 보이는, 그야말로 봄에 제격인 치마입니다. 노랑 치마와 함께 매치해 보니, 하늘색 치마와 함께했을 때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가 나지요. 개나리빛이라 봄에만 제격이 아닐까, 했는데 함께 매치해 보니 오히려 가을에도 더 잘 어울릴 것 같네요. 개나리빛이라 말했던 걸 은행빛으로 바꾸어야 ..
양가 어머님의 한복 두 벌 _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한복 오늘 소개해 드릴 한복은 혼례를 앞둔 양가 어머님의 한복입니다. 새로운 기법과 모양의 자수를 시도해 본 따끈따끈한 디자인이에요. 이 붉은 저고리는 친정 어머님의 저고리입니다. 홍매색과 빨강의 중간 즈음에 있는 화사한 붉은색의 저고리에요. 결이 있는 아주 진한 자줏빛의 고름은 진한 색인데도 무겁지 않고 적당한 포인트를 주고 있죠. 금실로 수놓아진 어여쁜 꽃 자수들입니다. 굉장히 경쾌한 느낌으로 손 자수를 놓았는데, 아주 잘 어울리죠? 친정어머니의 붉은 저고리는 이렇게 고운 살구빛 치마와 함께 했습니다. 위 사진은 좀더 노란끼가 많이 도는데, 저고리와 함께 찍힌 사진의 색감이 실제에 더 가깝습니다. 정확히는 '살구빛이 도는 분홍색' 이겠죠? 소매와 고름, 곁막이의 진한 자줏빛은 친정 어머님, 시어머님의 저고..
고운 노랑색 수복 저고리 딱 봄이 오는 날씨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만 같은, 개나리가 떠오르는 노란색의 수복 저고리입니다. 천연염색된 노랑 원단에 금색 수복문양이 조화롭게 찍혀졌어요. 전체적인 모습이 아주 깔끔하면서도 색상은 아주 개성있고, (한복의 색상 중 어디 개성있지 않은 것이 있나 싶지만요.) 동정과 소매의 하얀색이 전체적인 한복의 마무리를 딱 잡아 주는 느낌이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지요. 손으로 하나 하나 찍는 금박이라 더할나위 없이 예쁘죠. 카키색- 풀색 치마에 함께 매치해볼까요. 저고리의 노랑빛이 풀색과 함께 한 톤 다운되면서 차분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한 벌이 된 것 같죠. 단정하면서 성숙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엔 이 배색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엔 붉은 치마에 매치해봤습니다. 진한 빨강색이 저고리..
짙은 고동색 저고리에 새파란 치마 한 벌 천연 염색한 원단으로 만들어진 한복 한 벌입니다. 새파란 치마에 자주빛이 아주 살짝 도는 고동빛 저고리, 색의 대비가 아주 강렬하죠? 단색만으로 옷을 지을 때에는, 자칫하면 너무 수수해지거나 혹은 '없어 보이는' 디자인이 나올 수도 있기에 더욱 신경을 써서 옷의 틀을 잡고 패턴을 매만집니다. 무엇이든 기본적이고 심플한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어렵기도 하다는 말이 생각나는 때이죠. 진한 색상이지만서도 천연 염색한 원단이라 힘없어 보이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 했어요. 하이얀 동정과 소매깃이 빳빳하게 옷을 잡아 주는 덕에 이 저고리는 정말 어디 하나 장식이 없는 듯 보이면서도 힘있는 저고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렇게 단색과 단색의 만남일 때에 더욱 그 존재가 빛날 삼작노리개. 흔하지 않은 색상이라 봄가을..
새신부의 남색 당의 주말의 봄햇살에 선명하고 진하게 찍힌 금박이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아, 고와라. 누가 새신부 당의 아니랄까봐 곱게 소매자락을 모으고, 정중하고 깔끔한 남색의 겉감 속에는 새파란 청보랏빛 안감이 숨어 있지요. 햇빛에 사뿐히 올라오는 파란빛이 아주 예쁘죠. 당의의 한가운데는 화려한 용보가 부착되었죠. 세 가지의 색상과 금사만을 사용해 자수를 놓은 탓에 강렬하면서도 혼자 튀는 곳 없이 차분하게 느껴지는 용보입니다. 왕과 왕비의 보에만 새겨지던 발가락 다섯 개 짜리 용, 오조룡보(五爪龍補) 에요. 막 지어진 새 옷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답니다. 이 옷의 하나뿐인 주인인 새 신부가 입었을 때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겠죠. 지난 겨울 지어 두었던 붉은 당의와 함께 비교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011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