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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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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깃을 두른 회색 반수의와 진자주색 전복, 오리미 신랑한복 섬세한 손놀림으로 자줏빛 실을 꼬아 만든 줄 끝에 큼지막한 금속 단추를 달았습니다. 고구려 시대 상상 속 길조인 '삼족오'가 세공된 마고자 단추. 옛 여성들에게 노리개라는 장신구가 있었다면, 남자들에게는 옷에 다는 화려한 단추들이 있었답니다. 보통 마고자에 많이 달게 되는 이 단추를, 이번에는 '전복'에 달았습니다. 신랑한복으로 지은 '전복'입니다. 저고리 위에 입은 진자주색의 전복입니다. 전복은 쾌자와 비슷하지만, 깃을 여미거나 겹치지 않고 양쪽 깃이 맞닿도록 만들어진 조끼 형태의 옷입니다. 조선시대 무복이었던 옷이라 그런지, 쾌자보다는 좀 더 활동적이고 가뿐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안에 입는 새하얀 저고리와 대비되어 더욱 그윽하게 깊은 빛을 내는 자줏빛 전복입니다. 전복 안쪽에 입는 옷으로는, 이렇게..
설빔으로 맞춘, 아버지와 아들의 남자한복 두 벌 지난 2월, 다가오는 설 맞이를 위해 설빔을 맞추신 분들이 계셨어요. 설이면 온 가족이 한복을 입고 모이는 가족 문화를 이어가고 계신데 올해는 새 옷을 맞춰 입고자 방문하셨답니다. 이 생강빛 양단 저고리와 풀색 국화문 배자는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신 아버님의 한복입니다. 서너 가지 색상이 섞여 무늬를 그리며 짜여진 양단의 멋이 품격있게 살아나는 원단입니다. 아무 장식 없는 저고리만에서도 멋스러움이 느껴지죠. 집 안에서 착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옷이라, 저고리 위에 입는 옷은 길이가 짧은 배자로 결정했습니다. 은은한 회색빛으로 그려진 국화문양이 멋스러운 풀색 원단으로 배자를 지었습니다. 생강빛 저고리와 풀색 배자 아래에 입는 바지는 화사한 자주색으로 결정했습니다. 바지는 저고리와 같은 원단으로 진행..
연회색 바지저고리에 붉은색 조끼마고자, 옥색 두루마기의 시아버지 혼주한복 밝고 환한 옥색의 두루마기, 시아버님의 혼주한복으로 지은 옷이랍니다. 이 두루마기 안에는 어떤 옷들을 함께 맞추어 지었을지 궁금해 지시나요? 가장 안에 입는 옷. 바지와 저고리입니다. 요즈음은 남자 한복 바지의 허리춤에 고무줄을 넣어 편하게 벗고 입도록 개량했지만, 옛날 방식대로 하면 허리끈으로 묶는 것이 정석입니다. 이 옷의 주인공이신 손님께서는 전통적인 옷 그대로를 원하셨기에, 바지의 허리에도 끈을 묶도록 제작했습니다. 물론 바짓단도 대님으로 묶도록 만들었고요. 굉장히 간결하고 깔끔해서 너무 수수한 것 아닌가? 싶었던 연회색의 바지 저고리 위에는 이렇게 빨간 조끼를 덧입게 됩니다. 안에서 받쳐 주는 깔끔하고 은은한 색상과의 조화 덕분에 붉은색이 들뜨거나 튀지 않고 품위를 가지는 듯 합니다. 가로, 세..
청록색 배자와 하얀 저고리, 남색 바지의 오리미 신랑한복 부드러운 광택이 흐르는 진초록 배자,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새하얀 저고리는 예비 신랑님의 신랑 한복입니다. 깔끔하면서도 젊은 이미지의 청록색 배자가 더욱 선명하게 빛나는 것은 안에 받혀입은 저고리의 흰색 덕분이기도 하죠. 이 배자와 저고리에는 남색 바지를 함께했습니다. 깔끔한 색상들의 조합이면서도 젊은 신랑의 경쾌함이 느껴지는 배색입니다. 섬세한 무늬들이 겹쳐 부드러운 광택을 만들어내는 청록빛 배자. 깔끔하게 떨어지는 남색의 바지. 이 옷은 바로 앞서 업데이트되었던 노랑 치마와 미색 항라 저고리의 신부님과 함께 맞추셨던 한 벌이랍니다. 노랑색 치마와 대비되어 함께 섰을 때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는 색상으로 맞춰진 두 분의 한복, 참 예쁘죠?
상아색 저고리에 연회색빛 쾌자가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신랑한복 _ 오리미 남자한복 제목은 두루뭉실하게 연회색빛이라 적었지만 참 오묘하고 멋들어진 색상이라 뭐라 불러야 할 지 어려운 색상입니다. 밝은 곳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연한 옥색이 감돌지만, 실내에선 생강빛으로 보이기도 하는 멋진 양단이거든요. 여러 색의 실을 비슷한 면적을 두고 원단을 짰기 때문에 보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빛을 내기 때문에 한 가지의 색으로 규정하기는 왠지 아쉽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옷을 지으면 더할 나위 없이 고급스럽고요. 첫인상은 누가 봐도 힙합이나 dj를 하실 것만 같아 보이는, 트렌디하고 젊은 이미지의 예비신랑님은한복마저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저희를 흐뭇하게 해 주셨는데요.개성있게 펌을 한 머리스타일이 한복과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저희 모두를 놀라게 한 소화력을 보여주셨거든요. 신부님과 신랑님..
고동빛 반수의와 규색 저고리, 붉은 갈색 바지의 신랑한복 그간 오리미에서는 여자한복 못지 않게 많은 남자한복들이 디자인되고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서여자한복에 비해 사진촬영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많이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늘 아쉬워만 했었답니다. 이번 주에는 여러 벌의 멋진 남자한복들이 매장을 나서기 전에 얼른 카메라를 들어 기록해 두었습니다. 첫 사진에서 보이는 옷의 문양, 그리고 술띠까지 벌써 늠름한 멋이 풍겨나지 않나요? 규색의 저고리는 이미지를 굉장히 부드럽고 차분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원단의 질감이 가진 무광스러운 광택감, 그리고 진한 카페라떼가 떠오르는 저고리 색은, 깊이있는 부드러움을 가진 색상입니다. 붉은 갈색의 남자한복 바지입니다. 이렇게 슬쩍만 봐도, 남자 한복이 얼마나 입기 편해졌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거에요. 게다가 저고리를 몸에 ..
고동빛 쾌자에 진청록 바지의 신랑 한복_ 오리미 남자 한복 오늘은 어제 업데이트된 신부 한복의 착용사진에서 살짝 보셨을 신랑한복을 소개합니다.늘 이야기하곤 하지만 오리미는 색상이나 같은 원단, 같은 무늬로 맞춤하는 커플 옷을 썩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일상에서도 대놓고 같은 옷을 입는 커플룩 보다는 센스있게 작은 부분을 맞추는 커플룩을 더 선호하고요. 신랑 신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 한복 등 한 집안의 행사를 위한 옷을 만들 때, '한 세트로 보이기 위한' 옷을 맞추는 것 보다는 옷의 주인 각자를 빛내 줄 '어울림'을 가장 우선 순위로 두면서 두 분의 '조화'를 생각합니다. 신랑 신부의 한복과 혼주 한복 모두에 통용되는 저희의 디자인 신념이기도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신랑의 쾌자 원단에는 촘촘한 가로줄이 들어가 있답니다. 색도 다르고 원단도 다르지..
물빛 배자에 연하늘 저고리, 짙은 남색 바지의 봄 신랑한복 물색 원단에 잔잔하게 들어간 가로결이 차분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신랑 배자를 고이 접어 보았습니다.은색 장식고리와 함께하니 시원해 보이기도 하고, 참 깔끔해 보이죠? 여자한복에 비해 많이 업데이트하지 못해서 많은 분들이 오리미의 남자한복 스타일을 궁금해 하시는데요.저희가 추구하는 신랑한복의 스타일은 뭐랄까요. 남자다운 남자한복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랍니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는 멘트이긴 하지만... 좀더 표현하자면 '무조건 남자다워야 해!' 이런 느낌이 아니라,신부와 커플룩처럼 세트가 아닌, 예비신랑님 혹은 남자분들 오롯이 그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복을 추구합니다.그러면서도 남자로서의 '멋짐'을 살릴 수 있는 색상 톤과 원단을 좋아하고요. 신부가 분홍색 한복을 맞췄기 때문에 신랑도 같은 원단의 분홍을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