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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한복/봄, 여름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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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부의 남색 당의 주말의 봄햇살에 선명하고 진하게 찍힌 금박이 반짝반짝 빛을 냅니다. 아, 고와라. 누가 새신부 당의 아니랄까봐 곱게 소매자락을 모으고, 정중하고 깔끔한 남색의 겉감 속에는 새파란 청보랏빛 안감이 숨어 있지요. 햇빛에 사뿐히 올라오는 파란빛이 아주 예쁘죠. 당의의 한가운데는 화려한 용보가 부착되었죠. 세 가지의 색상과 금사만을 사용해 자수를 놓은 탓에 강렬하면서도 혼자 튀는 곳 없이 차분하게 느껴지는 용보입니다. 왕과 왕비의 보에만 새겨지던 발가락 다섯 개 짜리 용, 오조룡보(五爪龍補) 에요. 막 지어진 새 옷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답니다. 이 옷의 하나뿐인 주인인 새 신부가 입었을 때의 모습은 더욱 아름답겠죠. 지난 겨울 지어 두었던 붉은 당의와 함께 비교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011년 가을..
긴 겨울 끝에 다시 돌아오는 봄, 오리미한복 디스플레이 참 춥고 춥던 이번 겨울이 길게도 느껴졌는데요. 슬그머니 비치는 햇살을 보면 봄이 오는구나, 싶습니다. 다만 지난 주부터 갑자기 추워진 탓에 다시 긴장 좀 해야겠지만요. 지난주 부터 잔뜩 감기에 걸려 고생하는 오리미 식구들을 보면 마음이 찡하답니다. 얼른 다들 싸악 나아야 할 텐데요. 햇볕뿐 아니라 바람까지 따스하게 부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올해도 마음은 먼저 계절을 앞서갑니다. 벽면에 단정하게 걸린 옥색 치마입니다. 치마 속 밝은 연두 안감이 빼꼼, 하고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옥색 치마와 함께, 새빨간 속고름이 달린 보라색 은박 저고리가 걸려려 있지요. 소매에 특이한 자수가 예쁘게 놓여진 이 연보라 저고리가 올봄을 여기에서 장식해 주네요. 사슴 두 마리가 모란덩쿨 사이로 뛰노는 모스습이 금사, 은..
진한 원색의 녹의홍상, 두 색상의 다른 치마와 매치하기 진한- 원색에 가까운 색으로 만들어진 녹의홍상 신부옷입니다. 말 그대로 '초록', '빨강' 단어가 그대로 느껴지는 색상이죠? 그래서 자칫 촌스러워지기 쉽지만 초록 저고리에 들어간 무늬가 저고리를 좀더 세련되게 받쳐 주고 있고요, 깃과 소매의 진한 자색이 이 두 색을 중간에서 탄탄히 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붉은 치마와 녹색 저고리, 성숙한 여인의 느낌을 주는 녹의홍상입니다. 여기서 좀더 발랄한 느낌을 주고 싶다면 치마의 색상만 바꾸어도 느낌이 확 달라 지는데, 아래 사진을 한번 보시면 무슨 이야기인지 아실 거에요. 핫핑크색 치마와 함께 매치해 보았답니다. 치마만 바꾼 것 뿐인데도 분위기가 좀 다르죠? 초록 빛깔이 좀 더 밝아진 효과까지 느껴지는... 진한 초록빛에, 깃과 소매, 고름에 찍힌 큼지막한..
신랑한복의 변신, 금박을 놓은 주홍 소매 신랑한복 고동색 조끼에 금박, 주황 저고리에 남색 바지의 신랑한복 한 벌입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색상이 왠지 참 자상한 새신랑 같을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원래는 금박이 찍히지 않은 상태의 디자인이었어요. 처음엔 신랑분 취향과 의견을 반영하여 단정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진행을 했답니다. 그리고 나서 가봉 날, 직접 착용해 보니 아무래도 너무 허전한 느낌이 든다는 가족들의 의견+ 오리미 디자이너들의 의견에 따라 금박을 추가하게 되었답니다. 아참, 조끼엔 허리띠를 추가하기도 했고요. 처음에 진행한- 금박을 찍지 않은 상태의 한복이에요. 깃에 이렇게 큼지막한 모란문 금박을 다시 찍었고요. 얼굴이 훨씬 환해 보이겠지요? 조끼엔 허리띠를 달아 금박을 찍었어요. 찍기 이전의 한복과, 금박을 ..
노랑 저고리에 분홍 치마, 고운 버선발 - 새색시 한복 (신부 한복) 요 귀여운 발 좀 보세요. 밝은 분홍 치마 아래로 쏙 나온 귀여운 버선발. 딱 신부 때에 입지 않으면 나중에 입기 힘든 색상들로 구성된 신부한복이랍니다. 발랄한 색을 사용했지만 저고리에 성숙한 이미지의 자수를 놓았기 때문에 너무 들뜨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죠. 은사와 금사가 섞인 자수를 놓으니 은박 금박에 못지 않게 화려해 보이기도 하고요. 소매에는 분홍 모란들 사이로 금사슴, 은사슴 한 쌍이 즐거이 뛰어 다니네요. 저고리의 연두 고름까지, 딱 신부를 위한 색상의 한복이에요. 요즘 오리미 매장에는 이 신부한복을 차려입은 마네킹이 요렇게 새침하게 살짝 치맛자락을 접어 들고는,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깜찍한 버선발을 보여 드리고 있답니다. 호호
붉은 저고리에 금박, 친정어머님 저고리 붉은 비단 저고리에 금박이 아리땁게 찍혔습니다. 잠시 햇살이 난 틈을 타서 얼른 찍었던 저고리인데요, 소매 금박에 햇살이 남은 자리가 반짝이는 듯 합니다. 새해가 금새 왔나 싶더니, 벌써 두 주를 넘기고 있네요. 모두 상쾌한 금요일 아침을 맞이하셨나요? 소매와 목깃에 큼지막한 모란 덩쿨무늬가 아리땁게 찍힌 이 붉은 저고리는 곧 식을 앞둔 친정어머님 한복이에요. 붉은색과 금박이 아주 잘 어우러져서 깔끔하면서도 참 화사하고 예쁘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색상이에요. 오리미에선 종종,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부와 신랑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부모님들이 그 주인공이다, 라는 말들을 손님들과 나누곤 해요. 그래서인지 신부님과 신랑님 못지 않게 양가 부모님들의 옷에도 상담부터 디자인까지 더 많은 공..
녹의홍상, 금박을 놓은 신부 한복 - 저고리와 치마 그새 날이 많이 추워져 밖에 나가면 한껏 웅크리고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에요. 그치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추워질 순 없잖아요. 그래서 한겨울 눈처럼 하이얀 색에 파릇한 연두빛이 들어간 예쁜 국화를 사다 꽂아두었습니다. 정성들여 꽃꽂이를 해 두든, 아무렇게나 항아리에 꽃아 두던간에 꽃이라는 존재 자체는, 공간에 놓여짐으로 인해 보는 이의 마음을 참 따스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어여쁜 새색시 손님이 찾아 가시기 전에 얼른 찍어 둔, 신부한복 한 벌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녹의홍상'에 관한 포스팅(2010/11/16 - 녹의홍상) 을 올리면서 이야기했죠. 녹의홍상-綠衣紅裳 연두 저고리와 다홍 치마. 전통적으로 내려 오는 신부한복의 정석이라 말할 수 있는 조합으로,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선택하시는 신부 한복이..
카키빛 문자 금박 저고리 오늘 소개하는 저고리는 굉장히 전통적인 저고리에요. 18세기 삼회장 저고리 형식이고, 모양부터 문양까지 굉장히 전통적이고 단정한 저고리이죠. 금박은, 옷감 표면에 금가루나 금종이를 이용해 문양을 찍는 장식 기법이에요. 문양을 새긴 목판에 접착제를 발라 옷감 위에 찍은 후, 금을 두드려 얇게 만든 종이를 그 위에 붙이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이죠. 보시다시피 이 황금색이 갖는 화려함 때문에 주로 상류층에서만 사용하는 기법이었는데, 조선 말에 가서는 일반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해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로 결이 은은하게 펼쳐지는 원단 위에 단정한 글자로 찍힌 금박이 은근한 화려함을 조용히 드러내고 있죠. 같은 색의 고동빛 치마와 매치하면 굉장히 차분하고 단아한 느낌을 줍니다. 짙은 초록이나 자주빛 치마와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