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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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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수 혼례함 오리미한복 매장에 놓여 있는 3단 손자수 함이에요. 곱게 다듬어진 나무의 결과 손으로 한땀한땀 꼼꼼히 놓여진 자수가 만나 차분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을 뽐내는 중- 최근에는 특별히 제작된 함을 사용하지 않고 간단하게 캐리어를 사용 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런 화려한 혼례함은 사용되는 일이 흔하지는 않죠. 이제는 함 자체로 사용된다기보다는 집안에 포인트가 되는 장식 소품으로 사용하면 더 좋을 물건이 아닌가 싶어요. 칸칸이 그려진 봉황들의 모습이 마치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봉황은 신비한 길조로, 만수무강과 명복을 바란다죠. 화조 (꽃과 새) 는 집안의 풍요, 가정의 화목, 금실 좋은 부부 관계를 기원하는 옛 사람들의 행복한 바램이 담긴 그림이에요. 한 땀 한 땀 공들인 자수로 놓여진 그림이니 그..
모시발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덥습니다. 비도 왔다가, 그쳤다가... 습도마저 높아서 참 끈끈한 여름, 살랑살랑 부는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져 모시발 사진들을 찾아 봤어요. 오리미 작업실로 통하는 문에 드리워진 하얀 모시발을 살랑이게 만들어 주는 시원한 바람- 벽에 드리워지기도 했다가, 작은 탁자에 드리우면 예쁜 탁자보가 되기도 하는 기특한 물건. 작업실에 걸려 있는 모시 치마들도 언젠가 찍어두었네요. 선비와 아낙네도 모시발을 뒤에 두고 미소짓고 있군요. 많은 분들의 휴가철인 요즘, 시원한 휴가 계획 세우셨나요? 휴가철에 오리미 가족들은 각자의 휴일을 조절해 언제나 오리미 문을 열어두고 작업하고 있답니다. 날도 덥고 몸도 지치는 요즘, 건강한 음식 잘 챙겨 드시고 휴가를 통해 재충전해서- 활기찬 하루 하루를 만드는 ..
두루마기와 밥상보 오리미 한복 안의 깊숙한 곳 한쪽 벽면에 두루마기 한채와 두개의 조각 밥상보가 걸려있어요. 이 밥상보는 제게 수억을 주시겠음 한번 팔아볼까 생각해보지요. 그냥 생각해 보겠다는 거지 팔거라고 말씀 드리진 않겠어요. 인간은 다분히 감성의 동물인데 저는 일정 부분 디자이너라는 칭호로 불리니 더 감성적이지요. 평생을 바느질로 늙은 신 제 친정 어머니 작품은 가게 구석구석 세어보면 많기도 많지만 이제는 몸이 아프셔 바늘 귀를 못끼시기에 더 없이 귀하고 마음이 시리지요. '사람은 밥 못먹으면 죽죠. 그래서 밥이 생명이라하지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리고 그 밥에 티라도 날라 들어갈까 귀한 밥 위를 덮을 때 쓰라고 만드신 밥상 보자기 입니다.
장맛비 쏟아지던 날 비가 며칠째 왔다갔다 하네요. 가게 안도 어둑컴컴한게 살짝 심란했죠. 화단의 꽃들도 온몸으로 비를 맞아 새로 심은 갈랑코에가 괜찮을까 걱정이 됬죠. 역시 튼실한 갈랑코에. 싱그럽게 이 거친 장맛비를 견디고 있네요. 행잉 바스켓 안의 제라니움은 꽃이 많이 졌어요. 흑~ 하지만 꽃은 져야 아름다운거래요. 피었으면 져야지 계속 펴있기만 한다면 꽃이 무슨 매력이 있겠어요.
한여름의 즐거움  토마토가 빨갛게 익고 있어요. 오리미 한복 가게 뒤에서 키우고 있는 채소는 분명 작물이 아니라 화초예요. 이뻐서 키우고 열매맺으면 감상하고 오이가 탐스럽게 열렸죠. 오늘 내일 따야겠네요. 이렇게 잘 열린 열매를 보면 은근히 손이 가고픈... 그래서 서리를 하게 되나봐요. 한여름엔 이렇게 예쁜 도라지 꽃이 피지요. 꽃망울을 손가락으로 잡고 터트리면 퐁퐁 소리를 내서 어릴적 재미삼아 많이 터트렸는데 지금도 도라지 꽃을 보면 꽃망울을 터트릴까 그냥 봐줄까 고민을 하게 되지요.
묵화-매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묵화가 참 멋있는 예술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먹의 농담 차이로 깊이를 표현하다 한떨기 꽃에 특권의 색을 부여했을 때 그 파장이란 참 야하죠. 도도하면서 야한 것이 매화의 매력이겠죠.
함 포장하는 날에, 그리고 리모와 캐리어 함 함 포장시 넣어드리는 목각 기러기인데 특별히 금실 좋은 녀석들만 넣어드린답니다. 청홍 채단을 얶고 다섯 방위(동서남북 중앙)를 상징하는 오곡 주머니에 다섯가지 곡식을 넣고 있어요. 다음에 한번 함 포장하는 과정과 내용을 좀더 자세히 올려볼까 생각중이에요. 이 날은 조금 정신이 없어서 다 찍어두질 못했네요- 어느 날 저녁 리모와(Rimowa) 매장 앞을 지나가다 재미있어서 찍어둔 사진이에요. 진열을 이렇게 해 두니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눈길을 확 끌더라구요. 견고하고 멋진 트렁크이니만큼, 함포장에 이용해도 손색없는 트렁크란 이야기겠죠? 함 문화에도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니, 재미있죠-
싱그러운 채소 오이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오이가 참 싱그럽게 잘 자라지요. 오이는... 우리 할머니는 여름이면 오이 냉국을 잘 하셨어요. 저 어릴 적에는 냉장고가 없어서 펌프로 물을 퍼서 오이 채썰어 넣고 소금간 하고 특별할 것 없이 그냥 그렇게 해먹었어요. 더운 여름 불 떼기 힘드니까 여러 채소로 냉국을 해먹었죠. 사랑방 가는 길에 오이 덩쿨을 키웠는데 제자리로 잘 자라라고 이리저리 오이 덩쿨 손을 원하는 장소로 옮겨 놓으시던 할머니 모습이 생각나네요. 탱글탱글 방울토마토 혹시 토마토 동요 아네요? '나는야 쥬스 될꺼야 쭉~ 나는야 케찹 될꺼야 찍~ 뽐내는 토마토 토마토!' 저 자랄 때는 그런 동요는 없었는데 울 큰애 키울 때보니 그런 동요가 있더라구요. 워낙 큰애랑 열심히 불러서 완창도 가능한 노래이지요. 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