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리미의 봄 얼굴들을 이제서야 소개합니다. 어느덧 3월을 지나고 4월을 맞는 첫 날입니다.
그야말로 봄의 색, 녹색을 가득 뿜어내는 푸른 한복 한 벌이 먼저 자태를 드러냅니다.
특히 이번 봄에는 오리미에서 새로운 실루엣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치마의 풍성함은 여전하지만, 어딘가 다르죠, 눈치 채셨나요?
마치 매병 같은 실루엣으로 아랫단이 좁아지는 치마의 형태인데요, 보지 못했던 형태인지라 생소하지만 또 나름대로의 멋을 가지고 있답니다.
자연스레 튀긴 듯 한 가로줄이 있는 초록색 저고리와, 푸른 꽃과 잎이 가득한 문양으로 치마를 지었습니다. 푸른 색들 사이에 노란색 꽃술이 밝게 빛나며 더욱 봄 내음을 내는 듯 합니다.
꽃들이 가득한 녹색 치마에 눈을 빼앗겼다 다시 찬찬히 흩어보면, 항라 원단으로 만들어 단 동정부터 눈길이 갑니다. 남색과 밝은 연두색이 섞여 짜여진 밝은 초록 저고리의 원단과, 굵은 항라 원단 동정이 멋스럽게 잘 어울린답니다.
연회색에서 진한 검정으로 그라데이션되는 멋진 술이 달린 원형의 비취 노리개를 단, 녹색의 봄 한복 한 벌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오리미의 봄을 보여주는 옷들을 이어 소개합니다.
이번엔 전혀 다른 색감과 분위기의 봄옷을 연출했습니다. 성숙하면서도 고혹적인 봄 내음이랄까요. 진한 자줏빛 저고리와 연분홍색 항라 치마를 함께했습니다. 이 연분홍색 치마 역시도 매병 모양의 새로운 실루엣을 적용했답니다.
옥색 안감을 넣었기에 어디선가 푸른빛이 배어 나오는 진자주색 저고리엔 하얀 펄로 꽃을 그려넣었습니다. 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꽃들이 마치 어두운 밤에 빛나는 꽃처럼 고혹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어요.
이렇게 두 벌 나란히, 오리미의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이며 봄 햇살을 받습니다. 오리미가 느끼는 이 봄의 이미지입니다.
자세히 보면, 옷 한 벌 마다 다른 방법으로 꽃을 담고 있는 봄의 한복이랍니다.
그리고 또 한 벌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어요.
앞에 소개된 두 벌과 비교하자면 훨씬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가진 한 벌입니다. 녹색 광택이 도는 파란 저고리와 가로줄이 있는 회색 치마를 함께했답니다.
잔잔한 회색 줄 사이로 과감하게 불규칙적으로 들어간 남색의 가로줄이 멋진 치마와 푸른빛 술들의 삼작 노리개도 멋지게 잘 어우러집니다.
이 도도한 푸른 계열의 한 벌에도 자세히 보면 오리미가 생각하는 봄의 요소가 숨어 있는데, 찾으셨나요? 가만히 살펴보면 파란 저고리에도 새파란 장미가 피어나고 있답니다. 그 사이로 색색깔의 원석 꽃이 예쁘게 피어난 머리꽃이를 살짝 품어 보았답니다. 샤방한 봄만 봄인가요, 이렇게 시크하고 세련된 봄도 있으니까요.
2017년 봄을 맞는 오리미의 한복들이랍니다.